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마이클 잭슨 / 케니 오르테가
나의 점수 : ★★★★★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모습. 그를 조금이라도 알던 사람은 꼭 봐야 할 경전.
0. 마이클 잭슨이 처음으로 내한해 공연했던 그 역사적인 해에 나는 고3이었다. 학생으로서 도저히 가지 못할 정말 비싼 공연이었는데, 공연장이 가까운 데 있어서 무단으로! 담 너머로! 공짜로! 공연을 본 우리 학교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은, 처음에는 고3이고 그냥 도피를 위해 그곳에 갔던 애들조차도 공연을 보고 온 다음 날 갑자기 마이클 잭슨을 "우리 마이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점.(...) 아, 무대만 보면 자기 편으로 다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실감했었다.
1. 마이클 잭슨이 죽기 전에도 그냥 그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공연을 하면 신처럼 숭배받고, 현역 연예인들도 그 앞에 가면 그저 팬의 한 사람일 뿐인 대단한 스타라는 걸 알았지만, 그가 춤도 세상에서 제일 잘 추고 노래도 그 정도 수준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보다 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건 몰랐다. 죽고 나서 나왔던 각종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가 작사작곡도 수준급이었고, 뮤직비디오도 직접 만들었으며, 무대를 만드는 데에도 온갖 노력을 다하는, 그야말로 전방위 아티스트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야말로 빛나기 위해 태어난 사람, 빛나다가 간 사람.
2. 영화는 마이클 잭슨이 생애 마지막 콘서트를 하려고 준비하던 기간 동안을 찍은 것이다. 아마 공연이 무사히 올려지고 DVD가 나왔다면 리허설과 인터뷰를 섞은 서플리먼트로 나왔을 법한. 그러나 그가 공연 8일 전에 죽었기에 이제는 마지막 모습으로만 남은 그것. 그가 죽었을 당시 뉴스에서는 콘서트 준비 장면을 보여주며,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과 집중력을 가지고 공연을 준비했다고 했는데, 못지 않은 실력과 집중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노래와 춤과 이미 하나가 된 사람 같았다. 숨쉬고 말하듯이 노래를 하고, 온몸의 관절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춤을 추고, 어떻게 하면 관객이 미치고 심장에 타격을 입을지 정확히 알면서 몸짓했다. '스타'라고 불리는 사람은 많지만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정말 별처럼 빛나는 사람은 그밖에 없을 것처럼 보였다.
3. 하지만 전성기의 모습은 아니었다. 마이클 잭슨은 많이 말랐고, 옛날부터 그랬는지 모르지만 모든 언사를 조심했고, 너무 상냥하고 배려하여 오히려 꺾일 듯이 가냘팠다. 섬세하기 그지없는 완벽주의자이면서도 언제나 "화내는 게 아니야, 부탁하는 거야, 더 잘하고 싶어서 맞춰보려는 거야."라고 말하며 상대를 보는, 천사 같은 사람이었다. 팝의 황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면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사랑을 전합시다."라고 자신의 스탭들에게 말하는 그는 진정 '미카엘'이었다.
4. 제대로 공연이 올려졌다면 관객이 정말 여럿 실려나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려 3D 입체 영상까지 동원한 무대 뒤 영상, 2층으로 된 무대, 절정의 실력과 센스와 비주얼을 겸비한 음악 스탭과 무대 스탭들, 그를 경배하다시피 하며 몸을 바치는 백댄서와 밴드 연주자와 코러스, 현란하다 못해 압도적인 조명과 특수 효과, 마이클 잭슨의 트레이드마크인 트레인과 송풍기,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동원하여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줄 아는 마이클 잭슨의 감각과 완벽주의적인 연습.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혼신을 다해 만들어낸 블록버스터이자, 공연의 역사에 이정표를 세울 공연이었으리라.
5. 편집된 부분에서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공연 내내 '마이클 잭슨'이 고용주나 평범한 가수가 아니라 신처럼 중심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디션을 보러 온 음악가고 댄서고 감독이고 모두가 마이클 잭슨의 팬, 그것도 스탭 본인이 어렸을 때부터, 또는 마이클 잭슨이 어렸을 때부터 알고 사랑하고 숭배하던 광팬들이었다. 호주에서 오디션 이틀 전에 소식을 듣고 비행기 타고 바로 날아온 백댄서가 있는가 하면, 무대에서 마이클이 노래로 리허설을 할 때 다른 스탭들이 모두 팬이라서 더 불러달라고 조르는 모습이 나오는 등, 숭배의 열기가 후끈했다. 총감독은 "여기는 교회군."이라고 했다.
6. 스탭들 중에는 이 콘서트가 자신의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고, 인생이 슬프고 고달프고 아무 의미가 없을 때 자신에게 찾아온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아마 마이클 잭슨이 죽었을 때 우상만이 아니라 자신의 일부가 죽은 느낌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었을 거다.
7. 전체적으로 영화라고 볼 수 없다. 디비디 서플리먼트다. 하지만 이 서플리먼트만 있는 디비디가 나온다면 난 기꺼이 살 것 같다. 아무데나 잘 반하는 촉수 같은 내가 말하기에는 비루하기에, 아는 목석(...)의 표현을 빌려다 쓰자면 "이 별은 대단한 존재를 잃었"다는 것을 정말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마지막 숨결이라도 붙잡고 싶어진다, 이것을 보면.
8. 공연 준비하느라 힘 합치는 걸 보자 다시 '감독님' 직함이 그리워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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